2024-04-26 13:02 (금)

붕따우, 한적하고 수수한 베트남의 힐링 해변도시

  • 기자명 양혁진 (anywhere@travel-lif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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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의 모든 도시를 관광하는 게 아니라면 가장 먼저 드는 생각은 메인 여행지를 선택하는 것이다.

수도로서 리얼 베트남의 역사와 문화를 간직한 하노이냐, 아니면 이제 세계적인 관광도시로 발돋움하는 다낭이냐, 그것도 아니면 베트남의 미래를 엿볼 수 있는 경제수도 호찌민이냐로 결론을 내야 한다.

재미있는 것은 어느 곳을 선택하던 간에 옵션이 있다는 것.

내륙도시인 하노이에겐 하롱베이와 하이퐁이 있고, 해변도시인 다낭엔 유서 깊은 관광지 후에가 있다.

그리고 역시 바다가 없는 호찌민에겐 붕따우가 있다.

붕따우의 인지도는 하롱베이나 후에에 절대적으로 밀린다.

애초에 관광지로서 인지도가 호찌민이 하노이나 다낭에는 열세여서 어쩔 수 없는 부분도 있다.

하지만 관광지를 떠나 베트남 사람들의 일상과 생활을 바라보기엔 붕따우가 더 멋진 선택일 수도 있다.

물론 붕따우도 800만 호찌민 시민들의 휴식처여서 사람들이 전혀 없는 한적한 바닷가 도시는 아니지만, 있는 그대로의 베트남 항구도시를 여행하는 데는 이 만한 장소도 없다.

공항이 있는 대도시와의 접근성을 생각하면 더욱 그렇다.

호찌민에서는 두 시간 남짓 걸린다. 부산에서 경주나 서울에서 강릉과 다를 바 없게 느껴지지만, 그건 KTX라는 걸출한 이동수단 덕분.

서울에서 실제 느낌은 영종도나 강화도와 비슷하다.

호찌민을 가면 무이네투어도 하나의 상품이다.

붕따우보다는 관광지로 더 유명하지만 문제는 시간.

호찌민에서 나이트 버스를 타고 5-6시간은 걸릴 거라는 정보에 발길을 돌린다.

5년만 젊었어도 라는 말이 입에 붙어 다닌다.

5년후에도 똑같은 말을 하고 다닐 것 같다.

붕따우에는 예수상이 있다. 한눈에 봐도 브라질 리우데자이네루의 예수상을 연상시킨다.

브라질만큼 유명하진 않지만 그 규모는 결코 작지 않다.

문제는 천개에 가까운 계단이다. 숨이 가빠질 때쯤 높이 32미터의 거대한 예수상이 두 팔을 벌리고 있다.

입장료도 없고 붕따우 시내와 바다를 바라보는 전망이 좋다.

어깨에 올라간 관광객들이 보이는지.

예수상에서 멀지 않은 사우해변도 가볼만 하다. 현지에서는 아무도 사우라고 하지 않는다.

백비치라고 하는데 이 이름은 또 다른 해변인 프론트 비치와 구별하기 위해 사용했다고.

문제는 바다 색과 분위기, 동남아 특유의 비치색 바다와 백사장을 기대했다면 이게 뭐야 라는 소리가 절로 나올 만하다.

우리나라의 서해안 같은 분위기로 붕따우 방문자들이 굳이 라는 말을 강조하며 일정이 길지 않다면 그냥 호찌민에 머무르라고 권하는 이유가 된다.

하지만 이 백비치 주변엔 놀이 공원도 있고 안전해서 밤에 산책하기에도 좋다.

베트남에서 가장 적도와 가까운 곳이어서 밤에도 덥다.

붕따우의 인상을 결정짓는 데는 다양하고 저렴한 해산물도 한 몫 한다.

 베트남 역사에서 식민지 시대에도,  베트남전 중에도 고관대작과 군인들의  휴양지였다고 하니, 수수하고 정겨운 이 해변도시의 힐링 역사도 하루 아침에 만들어진 것은 아니다.

글·사진=펠리 곽(Peli Kwak) , 제프리 양(Jeffrey Y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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