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전복김밥'. 이 집을 알게 된 건 순전히 우연이었다. 혼자 떠난 제주 여행. 늦잠 자고 일어나 여정을 재촉하려니 배가 슬슬 고파온다. 홀로 식당에 들어가기도 애매하고, 밥 먹느라 시간을 많이 뺏기고 싶지 않고. 편의점 도시락으로 끼니를 때우려다 우연히 발견했다. "전복김밥을, 그것도 계란에 말아서 만든다고?"
서울에서도 좋아해서 종종 찾던 계란말이 김밥. 단 한 가지 불만이 있다면 부실한 속재료였다. 쇠고기네 멸치네 참치네 치즈네... 뭔가 풍성한 김밥은 좀처럼 계란으로 말아주질 않으니...
'제주전복김밥'에 들어간 밥은 에메랄드 빛이다. 전복 살과 내장을 넣고 밥을 지었단다. 서울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웠던, 제주에서 처음 맛보고 충격 받았던 그 전복죽과 색깔이 같다. 들어가는 속재료는 흑돼지 또는 어묵, 순한 맛과 매콤한 맛 중 선택할 수 있다.
서울에서 제주로 삶의 터전을 옮긴 주인 아저씨가 동문시장 야시장에서 처음 시작했다는 메뉴. 이제는 서귀포 성산에 매장을 차릴 정도로 자리 잡았다고 하니, 손님에게도 주인장에게도 그야말로 '힘이 되는 한끼'다.
먹고 가는 손님보다는 포장 손님이 많이 보인다. 주로 가족 단위 손님들이다. 아무래도 가족이나 단체 여행으로 서귀포 성산 일대를 지날 때, 다시 한 번 들러야 겠다. 서울에서도 먹는 흔한 김밥보다는 더욱 환영받지 않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