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월대, 나홀로 '멍한' 여행 시작하기 좋은 곳

이재상 승인 2020.05.11 22:05 | 최종 수정 2020.05.11 22:17 의견 0
 

오롯이 혼자 보낼 수 있는 짧은 휴가가 예정에 없이 생겼다. 어디 가서 무얼 할까 고민되던 참이었다. "혼자 제주도나 다녀올까"라는 생각이 농담처럼 떠올랐다. 하지만 막상 '그래! 가자!'라는 결심은 쉽게 떨어지지 않았다.

나를 제주행 비행기로 떠민 건 선배의 말 한마디였다.

"고민되냐? 해결책을 알려주랴? 지금 당장 비행기표 검색해! 그리고 가장 싼 표를 알아봐! 취소 불가능한 표면 더욱 좋고! 일단 지르는 거야!"

다음 날, 막상 아침 비행기를 타고 제주공항에 도착했지만, 어디로 갈 것인지 도무지 결정하기 어려웠다.

 

'잘 알려지지 않은 제주 명소는 없나?'

공항 내 카페에 한참이나 앉아서 인터넷을 뒤지다 보니, 하천과 바다가 만나는 곳이 있단다.

그래. 하늘 아래 새로운 게 있을 리 있나. 바닷물은 결국 강에서 흘러오지 않을까? 제주도에도 그런 곳이 있겠지?

 
[월대 사진=제주도청 홈페이지] 무대책 무계획 여행 답게, 막상 '월대' 사진을 찍는 걸 깜빡하고 말았다.

이런 단순한 생각 끝에 첫 여행지가 결정됐다. 그랬다. 그게 바로 월대였다.

무책임함, 무계획. 이게 바로 홀로 떠나는 즉흥 여행의 묘미 아닐지.

 

'월대란 외도초등학교 동북쪽 외도천변에 인접해 있는 평평한 대를 일컫는다. 5백여년 된 팽나무와 해송이 좋은 경관을 이룬다. 특히 달이 뜨면 물 위에 비치는 달빛이 장관이었다. 조선시대에는 시인과 묵객들이 즐겨 찾아 시문을 욾던 곳이다'

아... 그렇구나... 그런가 보다.

이 시큰둥한 반응은 아직 내가 제주도에 왔다는 실감이 나지 않는다는 의미다.

 

실감은 이 일대를 계속 걷다 보니 나기 시작했다.

밭을 둘러싼 낮디 낮은 돌담. 아. 내가 제주도에 오긴 왔구나.

 

이 일대가 이미 걷기 좋은 코스로 알려져 있나 보다.

걷기 좋은 복장을 한 사람들이 눈에 띄고, 가끔 깔깔거리는 웃음소리도 들린다.

 

웃음소리에 놀랐는지 새끼 물고기들이 연신 파닥거린다.

제주도 맞긴 맞구나.

 

드디어 강과 바다가 만나기 시작한다.

지금까지 제주도를 여러 차례 찾았고, 상쾌함과 '힐링'을 여러 차례 느꼈지만, 강과 바다가 만나는 모습을 볼 때의 기분은 새롭고 특이하다.

 

혼자 하는 짧은 여정, 자칫 외로워지기 쉬운 상황. 하지만 시작이 좋다. 이번 여행, 예감이 나쁘지 않다.

 

한참을 멍하니 멈춰서서 지나가는 사람들을 본다.

 
 

유모차를 끌고 오면 어떨까? 또는 휠체어를 동반하고 여행하면 어떨까?

도로 포장 상태가 다소 고르지 못한 게 흠이다. 지자체가 조금 더 신경 써 주면 좋으련만.

 

TRAVEL TIP : 해마다 7~8월, 월대 일대에서는 '월대천 축제'가 열린다. 참고!

 

월대 바로 앞에는 차를 세울만한 곳이 마땅치 않다. 대원암 인근에 차를 세우면 편리하다.

저작권자 ⓒ Travel Life,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