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 역사가 꽤 오래됐을 것이다.
처음엔 서울과 양평을 잇는 완행 시외버스로 시작하지 않았을까.
시내버스로 바뀌고, 2000번이라는 번호가 붙은 뒤에도 한 때는 잘 나갔다.
30분 마다 꼬박꼬박 왔으니, 시골 버스 치고는 꽤 자주 오는 편 아니었나.
갑갑한 서울과 살짝 덜 갑갑한 구리를 지나면 교과서에서나 보던 팔당댐이 보였다.
양수리를 지나면 버스는 강 위를 달렸고
승객들은 삼천원 남짓 요금으로 초호화판 드라이브를 즐길 수 있었다.
하지만 전철에 밀려 설 자리를 잃은 2000번 버스는 이젠 하루 딱 세 번만 다닌다.
찾는 이 없어도, 알아주는 이 없어도
2000번 버스는 그저 묵묵히 달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