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텔링의 마법: 테마파크] 세상에 랜드와 월드가 넘치는 이유와 스토리의 힘

유재도 작가 승인 2021.05.20 23:32 | 최종 수정 2021.05.28 10:27 의견 1

테마파크는 스토리텔링 기법 중 하나로 오감을 통하여 즐거운 경험을 선사하기 위해 ‘형태의 언어’를 씁니다. 그래서 테마파크는 스토리를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스토리보드는 하나의 스토리를 영화나 애니메이션으로 제작하기 위해 주요장면의 그림들을 시간 순서대로 보드에 나열한 것을 뜻합니다. 이 스토리보드라는 개념은 월트 디즈니가 1930년대에 만들었는데, 오늘날 창의적인 콘텐츠 제작에 있어서 광범위하게 활용되고 있습니다.

스토리보드는 1937년 최초의 극장 애니메이션 영화 백설공주 제작에 쓰였고, 훗날 1955년 오픈한 디즈니랜드에서 백설공주 테마파크 어트랙션 제작에서도 진화되어 활용됩니다. 월트 디즈니는 최초로 스토리보드라는 개념을 만들고 최초의 극장용 애니메이션을 제작했으며 테마파크라는 완전히 새로운 스토리텔링 기법을 창조했습니다. 그는 디즈니랜드를 통해서 스토리텔링의 마법을 제대로 보여주었습니다.

1950년대 후반 디즈니랜드는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었고 따라서 세계의 이목도 새로운 형태의 스토리텔링에 집중되었습니다. 베이비부머 세대의 등장과 함께 성공적인 테마파크 모델인 디즈니랜드를 따라하는 곳들이 곳곳에서 늘어나기 시작했는데, 1961년 일본 나라(奈良)에서는 디즈니랜드의 모습을 그대로 모방한 ‘나라 드림랜드’가 탄생하기에 이릅니다. 일명 대놓고 따라하는 카피캣(Copycat) 파크가 나온 셈이죠.

나라 드림랜드는 원래 월트 디즈니와 캐릭터 라이선스 계약을 맺고 정식으로 일본판 디즈니랜드를 만들고자 했으나 최종합의점에 도달하지는 못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라 드림랜드는 자체 캐릭터를 개발하면서까지 디즈니랜드의 모습을 따라 만들어 오픈하게 되는데, 고유의 스토리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꽤나 의미 있는 성공을 거두게 됩니다. 이른바 디즈니랜드 효과를 본 셈인데 당시 일본에 제대로 된 테마파크가 없었던 덕을 본 결과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시간은 흘러 1971년이 되자 미국에서는 디즈니랜드보다 훨씬 큰 규모의 ‘월트 디즈니 월드’가 오픈과 동시에 큰 성공을 거두게 됩니다. 당시 디즈니랜드가 단일 테마파크와 디즈니랜드 호텔만으로 구성된 것에 비해 월트 디즈니 월드는 서울 강남구와 용산구를 합친 면적보다 넓은 부지에 탄생하게 됩니다. 오픈 당시에는 ‘매직킹덤’ 테마파크 하나와 3개의 리조트로 출발했지만 지금은 4개의 테마파크와 2개의 워터파크, 30여개가 넘는 리조트 호텔이 있으며 미래의 확장 가능성은 아직도 무궁무진한 곳이기 때문에 늘 벤치마킹의 대상으로 통합니다.

디즈니랜드와 월트 디즈니 월드의 성공 스토리는 전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습니다. 테마파크라는 새로운 스토리텔링의 개념도 신선했지만 무엇보다 가족들이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상징적인 레저문화공간이 생겨나게 된 점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 각광받기에 충분했습니다.

디즈니랜드와 월트 디즈니 월드로부터 시작된 랜드와 월드의 열풍은 전세계를 휩쓸기 시작했습니다. 특히나 놀이공원 업계에서 앞다투어 파크 이름에 랜드와 월드를 붙이기 시작했으며 이는 아직도 현재 진행형입니다.

사실 랜드와 월드라는 이름은 디즈니 이전에도 이미 사용되고는 있었습니다. 디즈니랜드가 오픈하기10년도 전에 이미 ‘산타클로스랜드’가 있었고, 월트 디즈니 월드가 오픈하기 7년전에 ‘씨월드’가 생기기도 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디즈니가 랜드와 월드라는 이름의 상징이 될 수 있었던 이유는 몰입도 높은 스토리텔링 도구로 테마파크라는 개념을 제대로 알렸고 또 성공했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에서 랜드와 월드라는 이름이 사용되기 시작한 것은 1988년 개원한 서울랜드와 1989년의 롯데월드가 대표적인데 롯데월드는 우리나라에 처음으로 테마파크라는 개념을 들여오면서 본격적인 가족형 레저문화시대를 열었습니다.

오늘날에는 테마파크나 놀이공원의 개념보다 훨씬 더 광범위한 분야에서 랜드와 월드라는 이름이 사용되는데, 예를 들자면 온천랜드, 와인월드, 영상 테마파크등 관광지를 비롯한 소규모 사업장에서도 널리 사용되고 있습니다. 랜드와 월드, 테마파크라는 키워드로 온라인 검색을 해보면 셀 수 없는 검색결과가 나오는데 그 영향력이 우리 실생활에 얼마나 많이 퍼져 있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성공 사례를 참고하는 것은 좋겠지만 나라 드림랜드가 2006년에 결국 문을 닫았다는 사실에 주목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카피캣의 한계점을 보며 나만의 스토리가 가지는 힘에 대한 교훈으로 삼아야할 필요가 있다는 뜻입니다.

랜드와 월드라는 이름을 붙이기 전에 먼저 테마파크의 핵심 가치를 염두에 둘 필요가 있습니다. 꼭 디즈니랜드나 월트 디즈니 월드를 최고의 테마파크 모델이라고 보고 무작정 따라하기보다는, 나만의 스토리를 스토리보드에 나열해 보고 그것을 어떤 형태의 언어로 풀어내어 사람들에게 스토리텔링 할 것인지 생각해 보는 것이 선행되어야 할 것입니다. 그것이 반드시 거창한 테마파크의 형태가 아니더라도 사람들의 기억속에서 오랫동안 남을 수 있는 경험을 선사할 수 있는 독창적인 랜드와 월드는 충분히 탄생 가능할 것입니다.

월트 디즈니가 스토리와 창의력을 통해 최초의 스토리보드, 최초의 영화 애니메이션, 최초의 테마파크 개념을 만들었 듯이, 앞으로 우리가 나아가야할 레저문화의 미래에 한층 진화한 최초의 개념이 탄생할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그리고 그것은 우리만의 경쟁력 있는 랜드와 월드의 힘있는 스토리가 될 것입니다.

■ 작가 소개

유재도

- 前)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근무
- 現) JDY Creative 작가

저작권자 ⓒ Travel Life,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