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여 궁남지, 연꽃이 피는 그 시절

김윤겸 승인 2020.07.18 16:38 의견 0
 

우리 역사의 옛 도읍지는 관광지로서 이색적인 풍경을 전한다. 대로와 골목 사이로 사적지가 들어서 있는 모습은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어떤 낭만을 전하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최근의 경주는 주말이면 늘 사람들로 붐비곤 한다.

 

백제의 옛 도읍지인 충남 부여는 경주와는 또 다른 멋을 전한다. 백제 문화의 특징인 소박미가 곳곳에 풍긴다. 어지간한 사적지를 도보로 갈 수 있을 정도로 규모도 작고 경주에 비해 사람도 적지만, 수백 년 전 백제의 숨결을 느낄 수 있음은 분명하다.

 

6월 말~7월 중순의 부여는 한번 쯤 꼭 가봐야 할 관광지다. 이곳의 손꼽히는 장소인 궁남지에 연꽃이 피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물론 연꽃이 보기 어려운 풍경은 아니지만 규모와 남다른 풍경에 있어서 궁남지는 가히 최고로 꼽힌다.

 

궁남평야의 배후 습지인 궁남지는 백제 서동요의 설화가 얽혀 있는 인공연못이 있다. 연못 중간에 다리로 건너갈 수 있는 정자는 우리나라 정원문화의 형식을 엿볼 수 있다. 연못 가운데에 고립돼 있으면서 '우리만의 공간'인 듯 정자가 주는 정취는 백제 남자와 신라 여자의 서동요 설화가 딱 어울리는 모습이다.

 

이 인공연못 주변에는 약 5만 평의 습지가 둘러싸여 있는데, 이 시기에는 온통 연꽃으로 뒤덮혀 있다. 사람 키 높이만큼 자란 연꽃의 화려함과 은밀함이 교차되는 풍경은 궁남지가 가진 최고의 '미덕'이다.

 

습지와 연꽃 사이로 구불구불 연결돼 있는 조그만 길도 연꽃을 구경하기에는 제격이다. 아스팔트나 시멘트가 없는 제대로 된 흙길은 자연친화적인 푸근함을 느끼게 한다. 이 길을 거닐며 연꽃을 구경하고 사진을 찍다보면 어느새 시간의 흐름은 잊게 만든다.

 

여름의 궁남지는 연꽃의 이색적인 풍경으로 데이트 코스로는 제격이다. 이번 주말 마스크와 손 소독 등 개인방역을 철저히 하고 부여로 떠난다면, 연꽃 막바지 풍경을 즐길 수도 있을 법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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