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18 15:00 (목)

북촌vs은평 한옥마을, 그곳에 사람이 있었네

  • 기자명 양혁진 (anywhere@travel-lif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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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고유의 형식으로 지어진 집이 한옥인 만큼, 기와집 뿐만 아니라 볏짚과 황토로 지은 집도 한옥이다.

안동 하회마을도 당연히 한옥집이다. 그런데 머릿속에서 하회마을을 한옥이라는 이름으로 쉽게 떠올리진 않는다. 어떻게 된 일인지 한옥이라면 나무로 만들어진 기와집만 생각난다.

어쩌면 기와집 외에 다른 구조의 한옥은 직접 살아본 곳 이어서일까.

예나 지금이나 한옥이라는 말에는 서민적인 느낌보다는 대감들이나 지역의 유지들이 사는 집이라는 뉘앙스가 강하다. 나만의 생각일수도 있다.

서울에도 한옥마을은 한 두 개가 아니다. 북촌 한옥마을과 은평 한옥마을 외에 충무로에 남산골 한옥마을도 있다.

전국으로 눈을 돌리면 그 유명한 전주에서부터 경주 양동마을까지 곳곳에 산재해 있다.

집은 사람이 살고 있는 것과 아닌 것은 차이가 크다.

시골길을 많이 걸어본 사람은 알 것이다. 노파가 혼자 살아도 사람이 사는 집과 버려진 집은 비교할 수가 없다. 사람이 살지 않는 집은 망가지는 게 빠를 뿐만 아니라 온기를 느낄 수 없다.

북촌 한옥마을엔 언제나 한복 입은 사람들이 북적거린다.

최근엔 줄었지만 중국인 관광객을 비롯한 외국인 관광객들의 서울 관광 필수 코스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당연하다. 서울 관광의 터줏대감인 인사동과 최근 몇년새 주가가 오를대로 오른 삼청동이 지천이고, 먹을 것도 많고 볼것도 많다.

하지만 집값은 오르고 주거하기엔 시끄러워 주민들은 보이지 않는다.

관리를 받고 있을 뿐 충무로 한옥마을에도 사람은 살지 않는다.

반면 은평 한옥 마을은 문화적 가치를 가진 오래된 마을이 아니다.

지난 2012년 은평구 진관사 앞에 한옥마을을 조성하기 위해 부지를 분양하기 시작한 게 마을의 시작이다.

아직도 곳곳이 공사 중이다. 한옥 마을 이어서일까, 뚝딱뚝딱 지어 올리는 아파트와는 조성시간도 차이가 난다. 어쩌면 이곳에 입주하는 사람들은 그 느림과 여유를 찾아서 오는 것이리라.

은평구는 문인의 고장으로도 유명하다.

이 분들은 이곳 출신이 아니지만 왠지 자기 자리를 찾은 것 마냥 어색하지 않다.

무엇보다 북한산의 경관이 한옥들과 어우러져 제 모습을 찾는다.

아파트에 둘러싸인 북한산과는 아무래도 느낌이 같을 수가 없다. 인근의 진관사를 오르면 이곳이 서울인지 아닌지 순간 헷갈릴 정도다.

북촌 한옥마을과 남산골 한옥마을은 서울의 대표적인 관광명소다.

지방에서 올라온다면 북촌 한옥 마을 구경도 스케쥴을 내기 빡빡할텐데,

은평 한옥 마을을 들를 필요는 없으리라.

어쩌면 은평 한옥 마을은 서울에 사는 사람들을 위한 힐링 스팟이 아닐까 싶다.

모두가 자신이 사는 곳에서 여행을 할 수는 없다. 여행의 기본은 일상성의 탈출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행의 목적이 ‘쉼’ 이라면, 기분전환이라면, 또는 짧은 시간의 힐링이라면...

은평 한옥마을은 인근의 북한산, 진관사와 더불어 충분히 답을 줄 수 있을 지도 모른다.

최초 작성 2017. 11. 8.복구 2020. 6.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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