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28 11:33 (목)

춘천의 색다른 경험, 이디오피아의 집과 공지천

  • 기자명 김윤겸 (gemi@travel-lif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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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지로서의 춘천은 많은 이점을 가진 도시다. ‘호반의 도시’로 유명한 만큼 북한강과 소양강 등 강이 전해주는 풍경이 뛰어나다. 또 도로망과 철로의 발달로 수도권에서 한 시간 남짓이면 도착할 수 있어 접근성이 유리하다. 여기에 닭갈비와 막국수로 브랜드화 된 남다른 먹거리 문화를 갖고 있다.

그래서 춘천은 많은 사람들이 쉽게, 여러 번 가본 여행지로 자리매김했다. 수도권에 사는 사람치고 춘천 한번 안 가본 사람은 드물 정도니 말이다. 그럼에도 춘천의 관광자원은 무궁무진한 편이다. 지금도 계속 여러 관광지가 개발되고 있으며 사람들의 입소문에 의해 기존에 알려지지 않았던 곳도 뒤늦게 유명세를 타기도 한다.

이를 잘 알 수 있는 대목이 지난해 방송한 케이블채널 티비엔에서 방송한 ‘알아두면 쓸데없는 신비한 잡학사전’에서 있었다. 방송에서 유시민 작가는 춘천에 있는 ‘이디오피아 한국 참전 기념관’과 커피숍인 ‘이디오피아의 집’을 소개했다. 전에는 크게 알려지지 않았던 이곳은 방송 직후 춘천의 명소로 급부상했다.

개인적으로 춘천을 여러 번 가봤지만 방송을 보기 전까지는 이런 장소가 있는 줄은 몰랐다. 시내 중심가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음에도 말이다. 심지어는 그 앞을 여러 번 지나다녔음에도 인식하지 못한 그런 곳이었다.

참전기념관과 이디오피아의 집은 공지천이 북한강과 합류하는 지점인 공지천교 바로 옆에 자리하고 있다. 인근에 여러 강변공원과 아파트가 있는 일상적인 풍경 속에 놓인 곳이다 보니 유심히 보지 않으면 모르고 지날 법도 하다.

참전기념관은 한국전쟁 당시 유일하게 참전한 아프리카 국가인 에티오피아를 기억하기 위해 세운 곳이다. 일반적으로 봐왔던 전시관들에 비해 작고 아담한 규모이지만 당시 에티오피아 군과 관련한 다양한 고증과 자료, 유품 등을 만나볼 수 있다.

사실 한국전쟁에 에티오피아군이 참전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들은 드문 편이다. 이처럼 쉽게 알 수 없었던 역사 기록을 만나는 것은 분명 색다른 경험이다. 게다가 밀리터리 마니아의 관심을 끌어모을 만한 각종 총기와 군수품 등을 볼 수 있으니 쏠쏠한 재미도 있다.

에티오피아의 집은 참전기념관 바로 맞은편에 위치하고 있다. 공지천 바로 앞에 놓인 이곳은 역시나 쉽게 지나칠 수 있는 아담한 건물로 놓여있다. 하지만 외관에서부터 오랜 세월의 흔적을 느낄 수 있는 이곳은 고풍스런 분위기와 강을 바라보며 커피를 마실 수 있는 뛰어난 입지조건을 갖기도 했다.

이디오피아의 집은 국내에 드립커피가 흔하지 않던 시절부터 자리해왔다. 이곳의 드립커피는 가격은 다소 비싼 편이지만 특유의 풍미만큼은 확실히 남다르다. 또 고풍스러운 인테리어와 옛 기기들이 놓인 공간에 강변의 분위기를 한껏 즐길 수 있다 보니 여느 카페에 있는 것보단 다른 기억을 남길 수 있다.

참전기념관과 카페에 머문 것만으로 아쉬움이 남는다면 공지천 산책도 추천할 만하다. 강변 풍경이야 한강이 지나는 서울 사람들에게는 익숙한 풍경일 수도 있겠지만 이곳의 전경은 그것과는 확실히 다르다.

이디오피아의 집을 기준으로 왼쪽인 공지천 상류 방향으로 가면 도시 풍경 속 자그만 강줄기의 아기자기한 정취를 한껏 느낄 수 있다. 이제 막 풍성해진 푸른 가지가 강물 속까지 늘어진 버드나무의 풍경은 그야말로 일품이다.

또 반대쪽인 북한강 합류지점을 향하면 이와는 전혀 다른 스펙터클한 풍경이 펼쳐진다. 조그만 공지천이 거대한 북한강과 합쳐지는 공간은 텔레비전을 보다가 갑자기 영화관에 들어선 듯한 시각적 반전을 이룬다. 저 멀리 중도가 보이는 시원시원한 풍경은 답답한 마음이 확 뚫리는 듯한 기분을 선사한다.

그동안 닭갈비나 막국수가 자연스레 연상됐던 춘천에서 만나는 커피의 향취는 확실히 색다른 기억으로 남는다. 시각적으로 풍부함을 전하는 강변 산책은 매력적인 옵션이다. 춘천은 여전히 갈 곳도 많고 즐길 곳도 많다.

TRAVEL TIP : 춘천역에서 이디오피아의 집까지 도보로도 가능하다. 약 20분 정도 걸리는데 강변을 이용해 걸어갈 수 있다.

이디오피아의 집에서는 1만 원대의 드립커피가 주요 품목이지만 아메리카노와 같은 일반적인 커피도 판매한다. 대체로 다양한 메뉴로 선택의 폭이 넓은 편이다.

인근에 오리보트 선착장이 있으니 연인과 함께 갔다면 이용해보는 것도 추천할 만하다.

최초 작성 2018. 4. 27.복구 2020. 4.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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