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6 00:45 (금)

청주 당일치기, 아기자기하게 맛보는 시내여행

  • 기자명 김윤겸 (gemi@travel-lif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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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는 충북 제일의 산업도시로 각종 식품, 전자, 바이오 등의 대기업 공장이 들어선 곳이다. 최근에는 인근에 세종시가 들어서 행정 중심지의 배후도시로서의 기능도 하고 있다.

하지만 청주는 의외로 곳곳에 가볼만 한 곳이 제법 있는 편이다. 금강과 대청호, 미호천이 지나는 수량이 풍부한 지역적 여건은 다채로운 풍경을 제공한다. 대통령의 휴가지였던 청남대도 청주에 있으며 각종 산성과 토성은 예부터 이곳이 지정학적으로 중요한 위치임을 전한다.

수도권에서 가까운 편인 탓에 교통편을 어떻게 이용하느냐에 따라 색다른 여행을 즐길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자가용을 활용한다면 비교적 넓은 지역을 다양하게 체험할 수 있으며 대중교통을 통해 시내를 중심으로 다녀도 여러 군데를 구경할 수 있다.

무엇보다 당일치기로 여행하기 안성맞춤인 장점이 있다. 이 가운데 기차를 이용한 청주 시내 여행을 시도했다. 운보의 집이나 청남대와 같이 시내에서 꽤 거리가 있는 여행지는 가기 어렵지만 시내를 보다 집중적으로 살펴보기 위해서다.

청주는 경부선 오송역에서 갈 수 있지만 시내와는 좀 먼 편이다. 그래서 충북선이 지나는 청주역을 통해 가는 것을 선택했다. 청주역은 서울역에서 하루 두 차례 기차가 운행되는데 오전에 출발하는 경우 중부내륙순환열차를 이용할 수 있다.

청주여행에서 제일 먼저 찾아간 곳은 수암골. 최근 들어 가장 유명세를 탄 관광지다. 한국전쟁 직후 피난민들이 모여 살던 이 산동네는 지난 2010년 방송된 드라마 ‘제빵왕 김탁구’의 촬영지로 알려지면서 사람들의 발길이 잦은 곳이다.

청주시내가 훤히 내다보이는 수암골은 꽤 독특한 풍경을 안고 있다. 관광지로 급부상하면서 세련된 건물이 들어선 곳과 달동네 특유의 오랜 골목이 공존하고 있다. 크고 깔끔한 카페와 레스토랑이 들어선 대로변과 벽화가 그려진 낡은 달동네가 함께하는 모습은 꽤나 인상적이다.

개인적으로 벽화마을을 달가워하진 않는다. 벽화마을, 레일바이크, 출렁다리 등은 영혼 없는 지방자치단체들의 ‘3대 관광 콘텐츠’이기 때문. 수암골의 경우 드라마 촬영지로 이름을 알린 후 새 건물들과 함께 예전의 정취를 지워버린 상징처럼 보이기도 한다.

청주는 지역경제가 발달된 탓에 지역 내 수십여 개의 시장이 있다. 골목시장에서부터 대규모 상설시장까지 규모와 성격도 다양하다. 이 가운데 육거리시장은 서울의 남대문·영등포시장 못지않은 크기를 자랑한다.

육거리시장은 청주 지역경제가 어느 정도인지를 가늠할 수 있다. 탄탄한 지역경제가 기반으로 다양성 면에서 전국에서 손꼽힐 정도다. 독특한 음식문화가 덜한 편인 충청지역의 특성상 육거리시장의 주요 먹거리도 족발, 삼겹살, 만두, 묵밥 등 흔히 접할 수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이름난 맛집들이 제법 있다.

청주는 최근 지자체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현존 금속활자본 ‘직지’를 주요 문화 콘텐츠로 내세우고 있다. 이같은 면모를 잘 살펴볼 수 있는 곳이 청주고인쇄박물관이다. ‘직지심체요절’을 인쇄한 곳으로 알려진 흥덕사지 옆에 위치한 고인쇄박물관은 체험 중심으로 구성돼 가족여행지로 알맞다.

이 박물관은 인쇄 문화실, 인쇄기기실, 고인쇄도서관 등으로 구성돼 직지를 비롯한 각종 고문서들을 살펴볼 수 있다. 또 금속활자를 만들어 인쇄하는 과정을 밀랍으로 만들어 재현한 직지 금속 활자 공방과 VR체험 등은 눈에 띈다.

청주는 어떤 곳을 갈 것이냐에 따라 여행의 성격이 크게 달라지는 점이 남다르다. 상기의 여행지는 시내 중심가에서 가까운 곳을 위주로 한 것으로 아기자기한 맛을 느낄 수 있다. 이 밖에도 청남대와 상당산성, 옥화구곡를 중심으로 한 자연경관 테마나 국립현대미술관이나 청주랜드 같은 미술관·동물원 탐방도 경험할 수 있다.

TRAVEL TIP : 대중교통 이용 시 기차 뿐 아니라 버스도 추천할 만 하다. 서울의 경우 강남고속버스터미널, 남부·동서울터미널 등에서 갈 수 있으며 운행편도 자주 있어 기차보다 시간을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수암골의 경우 택시를 이용해 갈 것을 추천한다. 택시를 타면 대체로 기사들이 가장 높은 지점에서 하차할 것을 권장하는데 내려오면서 둘러볼 수 있어 편리하고 효율적이다.

최초 작성 2019. 3. 28.복구 2020. 4.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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