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19 15:22 (금)

선유도 공원, 비 개인 오후가 주는 선물

  • 기자명 양혁진 (anywhere@travel-lif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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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주위를 공전하는 달은 바닷물의 들고 남, 즉 밀물과 썰물로 조류의 변화를 일으킨다.

흔히 물때라고 얘기하는 이 조석현상은 바다낚시의 기본이 된다. 물때를 모르곤 바다낚시를 할수 없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여행이나 산책은 어떨까. 바다낚시 만큼은 아니겠지만 절대적인 중요성은 다르지 않다.

예를 들어 제주도의 용머리해안은 사암층 절벽이 절경을 이루는 제주 여행의 필수코스중 하나지만, 적어도 내겐 언제 봤느냐에 따라 기억이 완전히 달라진다.

처음 그곳에 갔을 때는 풍랑주의보를 앞두고 있어 빗방울이 떨어지며 출입이 통제되기 직전이었다. 몇몇 여행자들만 보일뿐 사람의 모습도 보이지 않는 그 순간, 파도와 바람, 그리고 일몰을 앞둔 적막함이 어우러진 그 느낌은 지금도 기억에 생생하다.

하지만 그 기억을 품은 채 몇년후 다시 찾은 용머리 해안은 전혀 다른 느낌을 가져다줬다. 쨍쨍한 한낮에 수학여행객을 포함한 관광객들로 출근길 지하철 같은 그곳에서 어서 나가고픈 마음밖에 들지 않았다.

선유도 공원도 아마 언제 어떻게 만나느냐에 따라 당신에게 전혀 다른 인상을 남겨줄 가능성이 크다.

봄날, 비 개인 오후의 선유도 공원은 초록의 선명함이 확 살아난다. 연잎위에 떨어진 빗방울은 아침 이슬마냥 싱그럽게 빛난다.

선유도는 옛 정수장 시설을 이용한 공원. 물길따라 걷는 길이 아기자기한 재미를 준다. 구석구석 담쟁이 덩굴과 거칠고 빈티지한 느낌의 외벽이 이채로움을 더한다.

이로 인해 주말등에는 코스프레와 사진 애호가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아치형의 선유교를 건너기 전의 한강 조망도 빠질 수 없다. 또한 선유교에서는 국회의사당 뷰가 볼만하다.

여의도를 바라보는 색다른 시선을 제공하는 것. 이 정도면 비 그친 어느 오후에 선유도를 기억해 걸어볼 만한 이유는 충분하지 않은가.

TRAVEL TIP : 선유도 공원을 가는 방법은 여러 가지다.

추천을 하자면 2호선 합정역에서 버스로 환승하는 것인데, 젊은 연인들에겐 양화대교를 걸어가는 방법도 나쁘지 않다. 공원을 둘러보고, 선유교를 통해 한강으로 진입하면 바로 편의점이 보인다. 음료수나 컵라면으로 마무리 하고 자전거를 타든가, 한강을 걸어 당산역으로 가면 정서가 포만감을 느낄 정도로 뿌듯하다.

최초 작성 2016. 5. 13.복구 2020. 4.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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