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28 11:33 (목)

철도박물관, 기차로 즐기는 가족 나들이

  • 기자명 김윤겸 (gemi@travel-lif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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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의왕시는 철도와 기차를 주요 콘텐츠로 하는 도시다. 경부선 철도 개통 당시부터 화물수송의 거점으로 활용됐으며 철도공무원을 양성하는 한국교통대학교도 이곳에 위치해 있다. 그리고 지난 1988년 개장한 철도박물관이 이곳에 자리하고 있다.

철도박물관은 기차를 좋아하는 개인적인 취향 때문에 어린 시절부터 자주 찾던 곳이었다. 지하철 1호선 의왕역에서 도보로 7~8분이면 갈 수 있어 교통도 편리한 편인데다 바로 앞에 있는 왕송호수의 경관도 좋아 수도권에서 부담 없이 갈만한 명소다.

이곳 박물관은 야외 전시장과 건물 한 동의 실내 전시관으로 구성됐다. 우리나라 철도의 역사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데다 제법 규모도 큰 편이어서 편안한 마음으로 관람할 수 있다.

야외 전시장은 우리나라에서 운행됐던 각종 기관차와 객차가 전시돼 있다. 증기기관에서부터 전동차, 대통령 특별열차 등 시대에 따라 실제로 운행된 열차들이 들어서 있다. 특히 40대 이상이라면 향수를 느낄 법한 통일호 열차나 지금은 사라진 협궤열차도 이곳에서 볼 수 있다. 실제 모델이 들어서 있다 보니 각종 드라마나 영화 촬영도 이뤄진다고 한다.

실내 전시관은 세세한 아이템까지 제법 잘 수집된 편이다. 국내 박물관들은 대체로 전시물 수집이 부족하다보니 관련 역사나 배경지식을 전달하는 구성이 주를 이루는 편이다. 그러나 이곳의 경우 철도라는 근현대 문물을 소재로 하다 보니 다양한 전시물이 꼼꼼한 부분까지 공개돼 있다.

각종 운행에 필요한 기계나 장치는 물론, 승무원 복장의 변천사와 같은 승객의 입장에서 비교적 친근한 전시물도 있다. 특히 기차표의 변천사를 전시한 곳의 경우 아련한 과거의 기억 속에 남아있는 기차에 대한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교육적인 측면에서나 흥밋거리에 있어서 관람객의 욕구를 제법 충족시키는 박물관이다 보니 가족단위 나들이객들이 꽤 이곳을 찾는다. 평일에는 유치원의 소풍 공간으로도 많이 활용돼 전시장을 줄지어 구경하는 꼬마들의 모습도 흔히 볼 수 있다.

다만 아쉬운 점은 갈수록 예산이 줄어드는지 콘텐츠가 줄어든다는 점이다. 약 10년 전 쯤에는 박물관의 외곽을 도는 실제 열차가 운행되기도 했다. 은퇴한 기관사가 운행하는 낡은 기차를 타는 묘미가 있었으나 현재에는 사라졌다. 야외 전시장에 있는 각종 객차들도 관람객이 안을 들어갈 수 있었으나 현재는 잠겨있다.

철도박물관이 위치한 부곡동 일대는 지난 2013년 철도특구로 지정돼 의왕시는 인근 왕성호수에 레일바이크를 설치하는 등 관련 관광 콘텐츠를 늘리고 있다. 하지만 철도박물관의 경우 별다른 변화가 없어 보인다. 이는 정부에서 국립 철도박물관의 개설을 추진하고 있으며 현재 선정지 물색이 한창이기 때문. 의왕시 역시 철도특구로 지정된 곳임을 앞세워 박물관 유치를 추진하고 있다.

철도박물관은 어딘가 바람을 쐬러 가고 싶은데 마땅히 갈만한 곳이 없는 주말에 추천할만한 곳이다. 가족과 함께 철도의 역사를 관람하고 도시락을 먹는 것도 잊지 못할 경험이 될 것이다.

TRAVEL TIP : 입장료는 성인 2000원, 어린이·청소년 1000원이며 정문 앞에 주차장이 있으나 공간이 넉넉한 편은 아니다. 인근 왕성호수까지 한꺼번에 돌 예정이라면 레일바이크 주자창에 차를 대는 것도 좋다.

야외 공간이 넓은 편으로 돗자리를 준비해 간단한 음식을 먹는 것도 좋다. 단 실내 전시장은 음식물 반입이 금지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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