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백 ‘구문소’ 와 철암 탄광 역사촌, 움직이는 것 자체가 힐링

너무 조용하다고? 그것 때문에 태백 온 것 아닌가.

양혁진 승인 2023.05.09 18:46 의견 0

태백은 묘한 도시다.

다가가기는 어렵지만, 한번 온 사람을 쉽사리 놓아주지도 않는다.

낙동강이 시작되는 곳이자, 한반도의 등뼈라 불리는 태백산맥에서 분기한 태백산 협곡지대에 위치한 태백시는 해발 7-8백 미터가 넘는 고원지대가 수두룩하다.

고산지대라서 해는 일찍 떨어지고 대기는 건조하다.

게다가 위치마저 강원도 동남부 내륙. 반도 어느 곳에서 찾아가도 꾸불꾸불 머나먼 산길을 한참 달려야 한다. 아주 한참을...

행정구역은 분명 시인데 뭔가 좀 어색하다. 50여개가 넘던 광산은 소수만이 남아 그때의 영화를 추억으로 소주잔을 기울인다.

바로 그 철암 탄광역사촌은 박제된 듯한 거리 풍경이 스산하다. 마치 영화 세트장 같다.

이 또한 광산도시에서 관광도시 태백으로 변신을 꾀하는 것 일터, 하지만 역시 지리적 위치가 제일 발목을 잡는다.

하지만 그래서 좋다. 태백은.

차가 없고 사람도 없다. 그것 때문에 태백 온 것 아닌가?

5억년전 고생대 지질시대 연구 자료가 되는 구문소도 마찬가지다.

낙동강 발원지인 황지연못에서 시작된 황지천이 암반을 원형으로 뚫고 지나가면서 석문을 만들고 소를 만들어서 붙여진 이름이 구문소다.

내려가서 세수라고 한번 하고 싶지 않은가?

그래서 이걸 보러 태백에 오냐고? 그렇지 않다.

태백은 오가는 걸 즐기는 곳이다. 태백에 오면서 이미 충분히 즐겁지 않았는가.

뭐니뭐니해도 이곳의 최고 매력은 한산함이다.

이 정지된 듯한 시공간이 흐르는 태백에선 시계조차 보기 싫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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