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의 나라 미얀마] 큰 거북이 이야기(2) - 불교의 가르침, 이야기로 스며들고

최재희 칼럼니스트 승인 2022.11.08 23:36 의견 0
사진=pixabay.com 제공

■ '큰 거북이 이야기' 속 불교적 요소

이 설화는 불교의 가르침이 기본적으로 강조하고 있는 부분을 담고 있다. 불교의 핵심인 팔정도(八正道), 윤회(輪廻), 자비(慈悲), 연기법(緣起法) 등의 내용이 이야기 속 인물들의 행동을 통해 나타난다. 이를 통해 사람들에게 삶의 지혜와 교훈을 전달하고 있다.

아응애조웅의 아버지 어머니는 어느 날 배를 타고 물고기를 잡으러 나갔다. 몇 시간 동안 여기 저기 그물을 내려 보았지만 아무것도 잡히지 않았다. 고기를 잡지 못하면 돈을 벌 수 없으니, 성격 급한 아버지는 얼굴이 붉으락푸르락 했다.

이런 가운데 어머니는 돈보다는 '딸에게 줄 생선요리를 못 만들게 되면 어쩌나 ' 하는 근심이 앞섰다. 온갖 고생 끝에 물고기 한 마리가 잡히자 어머니는 대뜸 소리를 질렀다. “이건 딸 줄 거예요. 팔면 안돼요.” 얼마 후 또 물고기가 잡히자 어머니는 다시 소리쳤다. “이건 딸 몫으로 남겨 놓아야 해요!” 그리고 나서 또 다른 물고기가 잡히자 또 한 번 소리쳤다. “이것도 내 딸 거야! 어느 누구도 손 못 대요!”

남편은 벌컥 화가 치밀어 배 젓는 노로 아내를 내리쳤다. 그녀는 바다에 빠져 커다란 거북이로 변해 버렸다

이야기의 도입부에서 아응애조웅의 아버지는 어머니의 성급함에 분노를 참지 못하고 자신의 아내를 바다로 밀어 죽게 했다.

불교의 가르침의 기본은 삼독(三毒)을 버리는 것이다. 삼독이란 탐(貪)·진(瞋)·치(癡)를 말한다.(편집자 주 : 욕심, 노여움, 어리석음을 의미한다. 불교에서는 이 '삼독'이 지혜를 어둡게 하고 악의 근원이 된다고 가르친다.)

아응애조웅의 아버지는 자신의 분노심인 진(瞋)을 표출하여 자신의 아내를 죽게 하는 어리석은 행동을 했다.

아응애조웅의 어머니는 어떤가? 딸을 사랑하는 마음이 앞선 나머지, 자신의 치(癡)가 남편을 재촉하는 모습을 통해 드러났다. 이 부분을 통해 부처가 설한 팔정도(八正道)의 정사(正思)에 중요성을 깨달을 수 있다.

사진=pixabay.com 제공

순간 남편은 벌컥 화가 치밀어 배 젓는 노로 아내를 내리쳤다. 아내는 바다에 빠져 커다란 거북이로 변해 버렸다.

어느날 오후, 아응애조웅은 몰래 집을 빠져나와 해변으로 나갔다. 그녀는 모래 위에 주저 앉아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자기 신세가 너무 불쌍하고 처량해서 견딜 수가 없었다.

그때 늙은 거북 하나가 그녀를 향하여 헤엄쳐 왔다. 그런데 놀랍게도 그 거북은 그녀와 마찬가지로 울고 있었다.

그녀는 그 늙은 거북을 어머니라고 생각하고 두 팔로 꼭 껴안았다. 거북은 물론 말은 할 수 없었지만 아응애조웅과 함께 있는 것을 매우 기뻐하는 것 같았다.

그 후로 날마다 오후만 되면 아응애조웅은 해변으로 나와 땅거미가 질 때까지 거북이와 함께 시간을 보냈다.

사진=pexels.com 제공

불교의 가르침에 따르면, 깨달음을 얻은 사람은 열반(涅槃)을 통해 다시 태어나지 않는다. 그리고 그 외의 사람들은 자신이 현생에 지은 업을 통해 다음 생에 태어나게 되는 것을 정하게 된다.

아응애조웅의 어머니는 거북이로 태어나는 윤회과정을 통해 자신의 딸이 왕자와 만날 수 있는 또 하나의 원인을 제공하게 하여 인연의 고리를 만들게 된다.

‘큰 거북이 이야기’ 에서는 윤회라는 재탄생의 과정을 통해 ‘재회’의 기회를 주인공에게 준다. 아응애조웅은 왕자와 결혼을 한 후 계모와 그녀의 딸의 음모에 빠져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하지만 하얀 들새로 다시 태어나 왕과 다시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다. (계속)

■ 필자 소개

최재희 칼럼니스트

- 동국대 불교학과 학·석사 졸업
- 미얀마 양곤대 오리엔탈학과 박사과정
- BBS 불교방송 라디오 <무명을 밝히고>, <뉴스와 사람들> 등 프로그램에 미얀마 전문가로 출연
- 현대불교, 트래블라이프 등 다수 매체에 칼럼 게재

저작권자 ⓒ Travel Life,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