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19 15:22 (금)

부산 이기대, 왜 국제적인 관광명소가 되지 못하나

  • 기자명 양혁진 (anywhere@travel-lif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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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이기대는 처음 마주하는 순간 '과연!'이라는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빙글빙글 일주하는 느낌은 제주의 송학산을 닮았고, 바다를 향해 쭉 뻗은 시원한 광안대교는 샌프란시스코의 금문교를 떠오르게 한다.지명에 대한 전설도 만만치 않다. 기녀 둘의 무덤이 있어서 이기대라는 설, 경상좌수사가 기녀 두명을 끼고 놀았다는 설, 임진왜란 당시 기녀 둘이 왜장을 끌어안고 바다에 뛰어 들었다는 설 등이 있는데 명확하게 '이것이다'라고 정리된 것은 없다.

곳곳에 사유지도 있어 개발에 어려움도 있겠지만, 전체적인 조경과 마무리가 아직은 미흡한 상태. 해안도로를 일주하는 여행객들에게 이정표 등도 그렇게 친절하게 보이지 않는다.

이기대를 여전히 지역민들의 낚시장소나 동네 뒷산같은 산책코스 역할정도로만 생각하는 방증이다.실제로 주말이 아닌 주중에 이기대 해안 산책을 나선다면 중간에 걷기를 그만두고 대중교통을 통해 이곳을 떠나는 방법은 거의 없다고 봐야 한다.

실제 해안가를 벗어나 언덕위 차들이 지나는 도로에 올랐으나 버스도 택시도 타기가 어려웠다.결국 산을 빙글빙글 타고 내려와 출발지에 있는 아파트 단지 입구에서 겨우 택시에 올라탈 수 있었다.

위에 언급한 것처럼 이기대는 막상 해변을 따라 한바퀴 돌려고 시도해보면 그렇게 만만치 않은 둘레를 가진다.광안대교가 바라보이는 곳에서 출발해 영화 해운대의 한장면을 선사했던 수변공원을 지나 한참을 더 걷다가 언덕을 올라갔다.언덕을 올라가지 않고 걸으면 스카이워크를 지나 해변을 일주하는 것인데, 아쉽지만 다음 기회를 노려야 한다.털레털레 간단히 돌 수 있는 거리가 아니다.

해변가 곳곳을 나무로 된 구름다리가 정겨움을 준다. 연인과 같이 다리를 지나는 남성들이 쿵쾅거리며 나무다리를 일부러 흔드는 고전적인 장난도 보인다.

그리고 곳곳에 낚시하는 사람들과 산책하는 사람들이 관광객들과 뒤섞여 보기 좋은 풍경을 선사한다.이기대는 이질적인 것들이 보이지 않는다. 등산객도 자연스럽고, 여행객도 자연스럽고, 낚시꾼도 자연스럽다.

이기대 산책로는 산책로를 벗어나면 큰일이라도 나는 그런 곳이 아니다.위험한 곳은 당연히 가이드 라인이 있지만 그렇지 않은 곳은 도로가 개방되어 바닷가를 얼마든지 내려가볼 수 있다.이게 이날 산책을 일찍 피곤하게 만든 주범인지도 모른다.내려갈 수 있는 모든 곳은 다 내려가보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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