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돈인가 차용금인가' 제주동물테마파크 사건 법정 공방...前 선흘2리 이장 '위증 정황'

박재근 승인 2022.05.01 15:21 | 최종 수정 2022.05.05 15:56 의견 0

제주동물테마파크 조성을 둘러싸고 사업자 측과 지역주민들 사이의 갈등이 이어지면서, 주민들로부터 고발당한 사업자와 전직 이장에 대한 형사재판도 진행되고 있다. 이 재판 과정에서 전직 이장의 위증 정황이 나오면서 여행업계와 지역사회의 이목이 집중됐다.

제주지방법원 형사2단독(재판장 강민수 판사)은 지난 29일 오후 4시 30분, 주식회사 제주동물테마파크 대표 서경선 씨와 전직 사내이사 서모 씨, 지난 2015년부터 2020년 9월까지 제주시 조천읍 선흘2리 이장을 맡았던 정모 씨에 대한 공판을 속행했다.

서 대표와 서 씨는 배임증재, 정 전 이장은 배임수죄 등 혐의로 지난해 기소된 바 있다.

법정공방의 쟁점은 서 대표와 서 씨 측이 정 전 이장 측에 건넨 돈 1800만원의 성격. 검찰 측은 부정한 청탁의 대가라고 보고 있는 반면, 피고인들은 차용금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 날 재판에서, 정 전 이장 측이 경찰 조사에서 위증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검찰 측은 정 전 이장에게 "경찰 조사 당시 서 대표 측으로부터 돈을 받은 사실을 전면 부인했느냐"고 물었고, 정 전 이장은 "그렇다"고 대답했다. 그리고 잠시 후 "이 부분에 대해서는 자료로 제출하겠다고 경찰 조사 당시 이야기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 발언 대로라면, 정 전 이장은 경찰 조사 단계에서 위증한 셈이 된다. 정 전 이장이 서 대표 측으로부터 돈을 입금받은 사실이 계좌내역 등을 통해 이미 밝혀졌기 때문.

정 전 이장이 "동물테마파크 사업에 찬성하면서도, 유리한 조건을 얻어내기 위해 대외적으로 반대하는 것처럼 활동했다"고 발언한 것도 논란이 됐다.

재판장이 "같은 취지의 설명을 주민들에게 한 적 있느냐"고 묻자, 정 전 이장은 "동물테마파크반대대책위 등이 모인 자리에서는 한 사실이 없고, 지인 한두명에게 말했다"고 주장한 것. 다만, "그 한두명이 누구냐"는 재판장의 추가 질문에는 "나이가 많은 분으로 기억하는데 구체적으로는 갑자기 기억나지 않는다. 의견서를 통해 추후 밝히겠다"며 제대로 답변하지 못했다.

이같은 발언 과정에서, 방청객으로 참가한 선흘2리 지역 주민들의 조소가 터져나와, 재판장이 정숙을 당부하기도 했다.

정 전 이장에게 돈을 건네는 역할을 한 전직 사내이사 서 씨는 피고인 심문에서 "정 전 이장의 찬반 여부와 관계 없이 선흘2리 마을회와 협상해 협약을 체결했다"며 "배임증재 혐의가 성립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정 전 이장에게 돈을 건넨 이유로는 "경제적으로 매우 어렵다는 사실을 알게 됐고, 빚 독촉에 시달리는 모습을 보게 돼, 이 사실을 서 대표에게 보고했고, 서 대표 지시로 빌려주게 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법원은 오늘 모든 심리를 마무리할 예정이었지만, 정 전 이장에 대한 피고인 심문이 길어지고 담당 공판검사가 개인 사정으로 기일을 하루 연기해줄 것을 요청하면서 공판기일이 한 차례 더 잡히게 됐다.

다음 공판은 오는 6월 17일 열리며, 서 대표에 대한 피고인 심문 진행 후, 검찰의 구형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한편, 서경선 제주동물테마파크 대표는 故서홍성 대명소노그룹 창업주와 박춘희 대명소노그룹 회장의 맏딸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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