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근의 행여나] 중국계 여행업체들에게...어려운 시기, 같이 갑시다

박재근 승인 2022.01.17 19:32 | 최종 수정 2022.01.17 19:33 의견 0
사진=픽사베이 제공

"여행업체들에게 코로나19 위기 극복 지원금을 준다고요? 서울시민 세금으로요? 왜요?"

한 시민단체 간부의 말이었다. 최근 2년간의 대화 주제가 대부분 그렇듯, 이번에도 대화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각자의 안부를 묻는 걸로 시작됐다. 그러다가 서울시가 여행업체들에게 지원하기로 한 지원금 이야기가 나왔는데, 곧바로 이런 말로 이어졌다.

사실, 그의 취지는 여행업체들에 대한 지원을 반대하는 것이 아니었다. 이 어려운 시기를 서로 도우며 견디고 이겨내자는 대전제에도 반대하진 않았다. 그의 말이 이어졌다.

"코로나가 어디서 시작됐습니까? 진원지인 중국은 지금 뭐 하고 있죠? 빈말이나마 미안하다는 사과 한 마디 한 적 있나요?"

그가 이끄는 단체는 중국 정부를 상대로 우리 법원에 소송을 냈다고 했다. 아마 금방 결론이 날 것 같진 않다. 법원 입장에서도 법리를 세우기가 쉽지는 않으리라.

다시 한 번 목소리를 높인 그. 이런 말도 했다.

"소송에서 승소하면, 우리나라 내 중국 자산들, 죄다 압류해서 현금화시켜야 합니다. 그 현금을 지원금으로 활용하면 돼요"

얼핏 타당해 보이기도 한데, 실현 가능성이 있는지는 모르겠고... 글쎄, 이 건에 대해서는 좀 더 지켜보는 수밖에.

사진=트립닷컴 그룹 제공

코로나19 집단감염 사태가 전 세계를 뒤덮기 전, 중국계 여행업체들은 우리나라 여행 시장에 활발히 진출했었다.

중국동방항공, 중국남방항공, 중국국제항공 등 중국계 대형항공사들은 물론, 산동항공을 비롯한 저가항공사들도 국적항공사보다 훨씬 저렴한 티켓 값으로 한국 여행객들을 유혹했다.

트립닷컴을 비롯한 OTA(Online Travel Agency : 인터넷 여행사)들은 온라인을 통해 각종 여행상품을 직접 판매하면서, 하나투어, 모두투어 같은 대형 여행사들과 업무제휴를 맺는 등 공격적인 진출에 앞다퉈 나서기도 했다.

이 밖에 제주도의 대형 리조트 제주신화월드는 중국계 자본으로 잘 알려져있기도 하다.

이처럼 우리나라 여행업계에는 이미 적지 않은 중국계 업체들이 진출해, 시장에 참여하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제공

코로나19 집단감염 사태는. 언젠간 어떤 형태로든 마무리될 것이며, 반드시 마무리돼야 한다. 그렇다면 사태 마무리 이후에 대한 계획도 미리 세워놔야 한다. 여행업계도 마찬가지다.

우리나라에 진출해 있는 중국계 여행 업체들, 이런 상황에서 상생의 손을 먼저 내밀어보는 건 어떨지.

물론, 코로나19 사태가 중국계 여행 업체들의 잘못은 아니다. 그러나 신음하고 있는 한국의 여행업체들은 시장에서의 경쟁자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파트너이기도 하다. 공정한 경쟁을 위해서는 넘어진 상대방의 손을 잡고 일으켜주는 마음씨가 필요하다. 또, 넘어진 이가 파트너인 경우에는 빨리 일으켜세워야 함께 갈 수 있다.

상생의 손을 내민다면, 한국 소비자들에게도 좋은 인상을 남길 것이다. 굳이 '반중정서' 같은 걸 들먹이진 않겠다. 그러나, 많은 한국 기업들은 사회공헌을 통한 이미지 메이킹에 이미 힘쓰고 있다. 중국계 업체들도 이런 사회공헌에 힘쓰는 모습을 보여주길 권하는 것이다. 그런 모습만으로도 '코로나 사태의 원흉인 나라에서 온 회사'라는 부정적인 이미지를 상쇄할 수 있으리라 본다.

어려울 때 친구가 진짜 친구다. 따뜻한 도움의 손길은 받는 이의 마음에 평생 남는다. 언젠가는 다시 한국의 여행 시장에서 활발히 활동해야 할 것 아닌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한국의 여행업계를 위해, 지갑 좀 여심이 어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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