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은 '큰 고양이'해...우리나라의 고양이마을은?

선유랑 승인 2022.01.08 19:51 | 최종 수정 2022.01.09 19:51 의견 0
사진=공공저작물 공유사이트 '공공누리' 제공(저작권자 부산광역시)

1주일이나 지나긴 했지만, 여전히 2022년 새해다. 바쁘게 지내다보니 아직 새해라는 실감이 나지 않을 수도 있겠다. 생활에 바빠, 새해 들어 아직 바람 한 번 제대로 쐬지 못한 독자들이 많으리라.

고양이 좋아들 하시는지? 만약 그렇다면, 새해 첫 여행은 우리나라의 '고양이마을' 탐방이 어떨까. 2022년은 호랑이해다. 호랑이는 고양잇과 동물, 말하자면 '큰 고양이'다.

일본의 고양이섬 '다시로지마', 대만의 '허우통 고양이마을' 등 유튜브나 TV 다큐 등을 통해 접할 수 있는 고양이마을... 우리나라에도 있다. 이런 곳을 한 번 쯤 방문하는 것도 괜찮은 선택 아닐지.

■ '쑥섬'과 '고양이섬'...두 가지 별명 지닌 전남 고흥군 애도

애도(쑥섬) 내부 고양이 상징 조형물(사진=힐링파크 쑥섬쑥섬 홈페이지 캡쳐)

전남 고흥의 작은 섬 애도(艾島). 지명의 '애'는 '쑥'이라는 의미를 지닌 한자다. 그만큼 봄이 되면 온 섬이 쑥으로 뒤덮이는 곳이다. 당연히 이 섬의 특산물은 쑥이다. 선착장에서 여행객들에게 '쑥 식혜'를 판매할 정도. 그래서 '쑥섬'이라는 별칭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고양이들을 돌보고 있는 애도(쑥섬) 주민(사진=힐링파크 쑥섬쑥섬 홈페이지 캡쳐)

이 섬의 또다른 별명은 '고양이섬'. 쑥 만큼이나 유명한 관광 자원이 바로 고양이다. 애도에서는 과거, 민간신앙과 관련된 이유로 개나 닭, 소, 돼지 등 동물을 키우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다보니 쥐가 지나치게 번식했고, 해결책으로 고양이를 들여왔는데, 이 고양이들이 자연스럽게 번식하게 됐다고 전해진다.

섬마을 사람들과 공존해 온 애도 고양이들. 이제는 방문객들을 맞이하는 마스코트 역할을 충실히 해내고 있다.

욕지도 전경(사진=한국관광공사)

■ "예전엔 생계수단이었지만, 이젠 함께 살아요"...경남 남해시 욕지도

해가 뜨고 지는 모습이 아름다운 것으로 유명한 남해의 섬, 욕지도.

이 섬의 마을들 가운데, 10여 가구가 사는 동항리 목과마을은 '고양이마을'로도 알려져 있다. 한 마을에 사는 고양이는 무려 100여 마리. 이렇게 많은 고양이를 한 장소에서 접하기란 쉽지 않다.

목과마을 외에도 욕지도 투어버스를 타고 섬을 일주하다 보면, 고양이를 흔히 만날 수 있다.

사실, 이 섬에 고양이가 많이 살게 된 건 1960년대 지역주민들이 생계를 위해 고양이를 적극적으로 들여왔기 때문.

선데이서울 1968년 11월 10일 기사를 보면, 고양이는 '산업용'으로 꽤나 높은 수요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가죽은 일본 악기 '사미센'의 재료로 쓰이고, 살아있는 검은 고양이 역시 일본의 선박회사들이 배 내부에서 키우기 위해 구매하곤 했다고. 그리고 국내 대형 중국음식점들도 식재료로 사용한 모양이다.

통영군(지금의 통영시) 당국 역시 행정력 지원에 온 힘을 다한 것으로 보인다. 욕지도를 '고양이 사육단지'로 선정하는 한편, 쥐약 먹고 죽은 쥐를 고양이가 잡아먹으면 같이 죽는다는 이유로, 섬 내부에 '쥐약 판매 금지령'을 내렸을 정도라고 하니.

하지만 50년도 더 지난 지금, 이제 주민들은 더이상 고양이들을 잡아서 팔기 위해 키우지 않는다. 그저 그들과 공존, 공생할 뿐이다. 그렇게 욕지도는 고양이들의 파라다이스가 됐다.

사진=공공저작물 공유사이트 '공공누리' 제공(저작권자 부산광역시)

■ 젊은 상인들이 만들어나간다...부산 해운대 청사포 고양이마을

옛 동해남부선 철길 또는 달맞이길 숲길을 따라 발걸음을 옮기다 보면, 화려한 해운대 깊숙히 숨어있던 작은 포구 '청사포'가 모습을 드러낸다.

벽화골목과 쌍둥이 등대, 다릿돌 전망대 등이 여행객을 맞는 청사포. 최근엔 '관광자원'이 하나 더 늘었다. 마을의 고양이들이다. 검색 사이트에 '청사포'를 치면 연관 검색어로 '고양이마을'이 뜰 정도니, '핫'하긴 한가 보다.

청사포에 고양이를 키우는 이가 많거나, 길고양이가 유난히 많은 건 아니다. 여느 어촌 마을처럼 생선을 노리며 숨어 지내는 고양이들이 일부 있을 뿐.

사진=공공저작물 공유사이트 '공공누리' 제공(저작권자 부산광역시)

다만, 최근에 개업한 카페와 식당의 젊은 상인들이 이 길고양이들을 '관리'하기 시작하고, 간판이나 담벽을 '고양이 콘셉트'로 꾸미면서, 고양이들은 마을의 새로운 마스코트로 떠오르기 시작한 것.

여행지의 콘텐츠와 스토리는 만들어나가기 마련이다. 청사포도 조만간 주민과 고양이들이 공존하며 여행객들을 맞이하는 한국의 대표적 '고양이 마을'로 떠오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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