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현재 화폐박물관으로 사용되고 있는 옛 한국은행 본관(사적 제280호) 머릿돌에 새겨진 ‘定礎(정초)’ 글씨에 대해 설명하는 안내판을 설치했다고 밝혔다.
안내판에는 "이 머릿돌(정초석)은 일제가 침략을 가속화하던 1908년 7월 11일 설치됐다. 定礎(정초)라는 글씨는 침략의 원흉인 이토 히로부미가 쓴 것이다"라는 내용이 담겼다.
안내판에는 또 "’隆熙三年七月十一日(융희 3년 7월 11일)"라는 글자도 새겨졌다. '융희'란 대한제국의 마지막 연호이며, 해당 문구는 광복 이후에 새긴 것으로 추정되지만 누가 썼는지는 알 수 없다.
이와 함께 안내판에는 "이 머릿돌은 일제 침탈의 흔적이지만, 남겨 둠으로써 과거의 상처를 기억하고 역사의 교훈으로 삼고자 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앞서 지난해 10월 문화재청은 자문단의 현지 조사를 통해 옛 한국은행 본관 머릿돌의 '定礎(정초)' 글씨를 이토 히로부미가 쓴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힌 바 있다.
머릿돌의 존폐를 놓고 논란이 일었지만, 문화재청은 결국 머릿돌을 그대로 둔 채 안내판을 설치하기로 결정하고, 관련 내용을 한국은행에 전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