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4 13:42 (수)

[배규범의 홍콩본색(香港本色)] 구룡공원, 당신이 몰랐던 홍콩의 또 다른 모습

  • 기자명 배규범 여행작가 (b-k-b@travel-lif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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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여행을 계획하고 있는가? 가장 가보고 싶은 곳은 어딘가? 만약 홍콩에 가본 적이 있다면, 지금 당장 떠오르는 곳은 어디인가?

홍콩을 사랑하는 여행자들이 많은 만큼, 거론되는 장소도 많을 것이다. 홍콩의 전경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빅토리아 피크, '홍콩 심포니 오브 라이트'를 즐길 수 있는 스타의 거리, 밤이면 문전성시를 이루는 템플스트리트(야시장) 등이 대표적일 것이다.

볼 거리도, 즐길 거리도 많은 홍콩엔 '쉴만한 장소'도 있다. 의외로 도심 한복판에 있지만, 여행자들이 많이 찾지 않는 곳, 바로 구룡공원이다.

걷든 차를 타든, 홍콩 중심가를 한 번 쯤은 지나쳤을 당신, 분명 구룡공원의 외곽을 접했을 것이다. 그만큼 크고 웅장하다는 얘기다. 그럼에도 정작 구룡공원에서 휴식을 취하는 한국인 여행자들의 모습을 보기란 쉽지 않다.

한 때, 인도군과 영국군의 막사가 있었다고 하는 구룡공원. 물론 먼 옛날의 이야기일 뿐, 지금은 홍콩 시민들이 쉴 수 있는 편안한 휴식 공간이 돼 있다. 침사추이에서 바쁘게 오가던 사람들도 공원에 들어서면 걸음이 느려지고, 표정도 편안해진다.

중국식 정원 형태의 공원 답게, 약간은 중국스러운 모습도 보인다. 이를테면, 매일 저녁 태극권을 연마하는 시민들의 모습이라거나...

"홍콩은 두 가지 모습으로 나뉜다. 구룡공원 바깥과 구룡공원 안쪽"

너무 지나친 표현일까?

하지만, 구룡공원을 들어서면 분명 바깥과는 전혀 다른 세상이 펼쳐진다. 차도 많고, 옆 사람의 대화 내용이 다 들릴 정도로 사람도 많아 북적거리던, 네온사인이 하늘을 뒤덮던 침사추이 거리는 없다. 그저 고요와 평온만이 공원을 감싼다.

바쁜 홍콩라이프에서 휴식이 필요할 때, 필자도 구룡공원을 찾아 여유를 즐기곤 했다. 근처 식당에서 밥을 포장해서 공원에 앉아 먹는 기분... 직접 경험해보지 않으면 모른다.

홍콩에 거주하면서 한국인 여행자들을 볼 때마다 이런 생각이 들었다. "왜 한국인들은 여행 중에도 너무나도 바쁘게 움직이는 걸까?" 눈에 하나라도 더 담고, 하나라도 더 경험하려는 취지를 모르는 건 아니다. 하지만, 여행에서조차 너무나도 바쁘다면, 그건 일상과 다를 바 없지 않은가.

코로나 사태가 끝나면 홍콩을 다시 찾아야겠다고 계획하고 있는가? 그렇다면 한 번 쯤은 구룡공원을 찾아보자. 식사를 포장해서, 또는 근처 카페에서 커피를 사들고, 구룡공원의 시원한 나무그늘 아래서 쉬며 여유를 즐겨보는 건 어떨까.

Travel Tip : 구룡공원을 가기 위한 가장 간편한 방법은 지하철이다. 침사추이역 A1 출구로 나가서 왼쪽 뒤를 돌아 들어가면 된다. 혹은 버스를 타고 Nathan Road의 Kowloon Park를 찾으면 쉽게 찾을 수 있다. 구글 맵을 이용하면, 좀 더 찾기 쉬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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