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물관에서 놀자] 한국은행이 궁금해? 화폐박물관에 놀러 가요!

선유랑 승인 2021.06.05 17:41 의견 0

지폐에 선명하게 새겨진 글자, '한국은행'. 그리고 남대문시장 인근을 지날 때마다 마주쳤던 고풍스러운 건물.

자녀에게서 "엄마, 아빠! 한국은행은 무슨 일을 하는 곳이야?"라는 질문을 받기라도 하면 난감해지던 경험을 겪은 기억, 부모라면 한 번 쯤 있을 수 있다.

"응, 우리가 물건을 사라면 돈이 필요하잖아? 그 돈을 만들어내는 곳이 한국은행이야"

대충 얼버무릴 뿐이다. 사실 엄마, 아빠도 잘 모른다.

한국은행은 화폐를 발행하고, 기준 금리를 결정하는 '금융통화위원회'를 운영하는 등 여러 통화 정책을 펼치며, 경제와 관련한 각종 통계를 수집하고 생산하는 곳이다... 이런 식의 장황한 문장을 봐도, 역시 잘 와닿진 않는다.

이럴 땐 직접 한 번 가 보면 된다. 바로 그 곳, 한국은행으로.

■ '올해 110살' 멋있는 건물...과거엔 한은 본점, 지금은 박물관

'한국은행' 하면 떠오르는 고풍스러운 건물은 한국은행 화폐박물관이다. 한국은행 공간 중, 일반인에게 공개된, 사실상 유일한 공간이다.

얼핏 보기에도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듯한 이 건물. 1912년에 완공됐으니, 우리 나이로 110살 먹은 건물이다. 나름 국가중요문화재, 사적 제280호란다.

딱 봐도 튼튼해보이는 이유가 있었다. 일단 이 건물을 이루고 있는 화강암 때문이다. 튼튼하고 육중해보이지 않는가.

건물 구조도 한 몫을 했다. 위에서 보면 ‘井(우물 정)’자 모양이고, 정면에서 보면 좌우대칭을 이루고 있다. 건립 당시 건물 지하에는 대형금고가 있었으며, 우리나라 최초로 엘리베이터가 설치되었던 건물이라고도 한다.

처음 세워졌을 때 ‘조선은행’ 본관이었고, 해방 후, 한국은행 본점 건물이 됐다. 작아보일 수 있는 이 건물에 총재실,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실 등이 다 있었다. 그러다가 1987년 신관이 준공되면서, 총재실과 금통위 회의실 등이 옮겨갔다. 그 후로는 사무공간의 일부로 이용되다가 2001년 대대적인 리모델링 작업을 거쳐서 박물관으로 변신했다.

■ "돈 복사하면 큰일나"...이것만 배워가도 본전 뽑아요

한국은행 화폐박물관 1층에 발을 들이면, ‘우리의 중앙은행’, ‘화폐의 일생’, ‘돈과 나라경제’, ‘화폐광장’, ‘상평통보 갤러리’의 다섯 개 주제로 꾸려진 전시 공간이 관람객을 맞이한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건, 화폐의 제조와 순환과정, 위변조 화폐의 식별법 등을 알려주는 ‘화폐의 일생’ 전시다.

우리나라의 화폐 위조율은 외국에 비해 매우 낮은 편이다. 우리나라의 화폐 제조 기술이 상당히 첨단화 돼 있기 때문. 바꿔 말하면, 위조하면 곧바로 발각되기 때문이라는 거다.

어린 마음에 “용돈이 부족한데... 어떡하지? 컬러 복사기나 프린터로 돈을 복사해야지” 이런 생각을 하는 어린이들이 있을까? 하지만, 이런 내용을 한 번 배우고 나면 “돈을 복사하면 큰일나겠구나”라는 걸 깨닫게 될 지도...

1층 전시관에서는 이 밖에 "한국은행은 무슨 일을 하는 곳이에요?"에 대한, 시청각 자료를 활용한 친절한 설명, 세계의 진귀한 화폐 전시, 조선시대 화폐 '상평통보'에 대한 재미있는 이야기 등을 접할 수 있다.

■ "뉴스에 나오는 거기"...'진짜 한국은행' 재현

위층으로 올라가기 전, '브리핑룸'에서 사진 한 컷 찍고 가도 좋겠다. 한국은행을 취재한 경험이 있는 기자들에게는 익숙한 인테리어라고 한다. 실제 뉴스에 나오는 공간을 그대로 재현해놨다. 정책을 발표하는 한국은행 총재 흉내를 내도 좋고, 이 모습을 취재하는 기자 흉내를 내도 좋겠다.

계단을 올라가면 나오는 공간은 2층이 아닌 '중간층'이다. 1층도 2층도 아닌 신기한 공간, 한 때 대한민국 경제 정책을 좌우하는 중요한 공간이었다. 한국은행 총재 집무실과 금통위 회의실이 있었기 때문이다. 지금도 그 공간이 그대로 재현돼 있다.

■ "2층은 진짜 재밌네"...체험으로 배우는 공간

1층과 중간층이 전시와 교육 위주였다면, 2층은 체험 위주의 공간이다. 어린이 관람객들을 위한 여러 게임 장비들이 눈에 띈다.

관람객들이 실제 지폐를 이용해 위조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장비도 눈에 띈다. 진짜 돈을 넣으면 촤르륵~ 소리와 함께 '진짜 돈입니다'라는 음성이, 그렇지 않으면 '다시 시도하시기 바랍니다' 또는 '진짜 돈이 아닙니다'라는 말이 나온다.

또 하나 시선을 끄는 공간이 바로 '모형 금고'다. "한국은행 금고는 도대체 어떻게 생겼을까?"라는 궁금증, 한 번 쯤 가져보지 않으셨는지?

잘 알려진 사실이지만, 한국은행은 보안상의 이유로 일반 국민에게 금고를 공개하지 않는다. 대신, 이 모형 금고를 통해 궁금증을 간접적으로나마 해소할 수 있다(현직 한국은행 담당 기자의 귀띔에 따르면, 이 모형 금고, 실제 금고와 거의 같다고 한다). 모형이긴 하지만, 말 그대로 ‘돈 다발’, ‘돈 뭉치’를 체험해볼 수도 있다.

■ 체험하러 가기 전, 잠깐만요!

한국은행 화폐박물관은 '찾아가면 볼 수 있는' 곳이 아니다. 사전예약이 필수다. 사전예약은 한국은행 화폐박물관 홈페이지에서 하면 된다.

매주 월요일, 공휴일과 추석연휴, 설연휴, 선거일, 12월 29일부터 다음해 1월 2일까지는 휴관. 대신, 일요일에는 관람이 가능하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관람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다. 오후 5시 이후에는 방역작업을 실시한다.

별도의 입장료는 없다. 그러나 코로나19 때문에 카페를 비롯한 구내 편의시설은 운영되지 않고 있다. 음식물 반입, 장애인 안내견을 제외한 동물 출입은 코로나와 무관하게 금지돼 있다.

초등학교 3학년 이하의 어린이들은 반드시 보호자와 함께 관람해야 하며, 리모델링 공사 관계로 주차공간이 매우 협소하므로(한국은행 업무용 차량이 겨우 주차하는 정도다) 대중교통 이용이 바람직하다.

여기서 한 가지 더! '포토존' 이외의 공간에서 사진 촬영은 금지돼있다(따라서 이 글에 첨부된 사진은 모두 한국은행 화폐박물관이 제공한 사진이다). 사실, 지정된 포토존에서 찍는 사진이 가장 예쁘고 멋지게 잘 나온다.

저작권자 ⓒ Travel Life,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