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텔링의 마법: 테마파크] 디즈니랜드까지 가서 회전목마를 타봐야 하는 이유

유재도 작가 승인 2021.05.28 10:27 | 최종 수정 2021.05.28 10:29 의견 0

회전목마는 놀이공원을 대표하는 놀이기구입니다. 하지만 어디에나 있는 흔한 것이라 희소성이 없기도 하며 스릴 넘치는 놀이기구도 아니기에 손님들이 그리 주목하는 존재는 아닙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으로 디즈니랜드까지 가서 회전목마를 꼭 한번 타봐야 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디즈니랜드가 탄생하게 된 배경에는 회전목마가 있었습니다. 어느 토요일 오후, 월트 디즈니는 두 딸아이를 데리고 동네의 작은 놀이공원인 ‘그리피스 파크’에 갔습니다. 아이들만 회전목마에 태운 채로 아버지 월트는 펜스 밖에서 구경하며 벤치에 앉아 땅콩이나 까먹고 있었다고 합니다. 월트는 가족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놀이공간이 필요하겠구나 생각했고 그래서 만들게 된 것이 바로 디즈니랜드입니다.

당시에 그리피스 파크 같은 놀이공원이 미국에 많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굳이 새로운 개념의 파크를 만들고자 했던 이유가 있었습니다. 잘 관리되지 않는 난잡한 놀이공원의 형태도 문제였지만 월트는 디즈니만의 스토리텔링 세상을 놀이공원이라는 형태로 풀어내고자 했습니다. 그 결과 디즈니랜드가 탄생하게 되었고 월트는 그것을 테마파크라고 불렀습니다.

디즈니랜드에 들어서게 되면 ‘메인 스트리트 USA’라는 거리가 먼저 나옵니다. 거리의 끝 소실점이 되는 곳에 디즈니랜드의 상징인 ‘잠자는 숲 속의 공주 캐슬’이 있는데, 캐슬 정문 안에서 돌아가고 있는 회전목마의 반짝거리는 모습은 파크의 상징 속 ‘크라운 쥬얼’ 역할을 합니다. 회전목마는 월트 디즈니가 가장 좋아했던 디즈니랜드 대표 어트랙션이기도 한데, 파크의 중심부에 위치하며 1955년 오픈때부터 지금까지 힘차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디즈니랜드 회전목마의 이름은 ‘아더왕의 캐러셀’(King Arthur Carrousel)입니다. 68필의 목마가 모두 수작업으로 만든 목재 앤틱이며 모든 목마 디자인은 하나하나 다르고 아더왕 스토리 디테일이 회전목마의 전반적인 디자인에 반영되어 있습니다.

목마마다 고유의 이름도 붙여졌는데 이들 중에는 ‘징글스’(Jingles)라고 부르는 대장 목마까지 있습니다. 징글벨을 잔뜩 달고 있는 징글스는 월트 디즈니가 가장 좋아했던 목마인데 징글스에게는 특별한 역할이 있었다고 합니다. 옛날에 회전목마를 수동으로 운행하는 캐스트 멤버가 출발과 멈춤 지점을 기준으로 삼을 것이 필요했는데, 그 기준이 된 것이 징글스라고 합니다.

2003년에는 전자장비 시스템 업그레이드를 통해서 회전목마가 출발했던 지점과 멈추는 지점이 똑같을 수 있도록 했는데, 낮게 내려온 목마를 잡은 어린이 손님들이 내릴 때도 편하고 안전하게 내릴 수 있게 되었다고 합니다. 이로 인해 징글스는 기술적인 역할을 잃기는 했지만 여전히 상징적인 대장 목마로서 존재감을 드러낼 만한 메리 포핀스와의 인연이 있었습니다.

1964년 개봉한 디즈니 영화 ‘메리 포핀스’는 P.L트래버스 부인의 소설을 원작으로 제작되었습니다. 월트 디즈니는 두 딸아이에게 어린시절부터 메리 포핀스 이야기를 들려주었는데 훗날 꼭 영화로 만들어 주겠다는 약속을 했다고 합니다. 물론 약속은 지켰지만 그 과정이 그리 순탄하지는 않았다고 합니다. 원작이 만화처럼 가벼워질 것을 경계하던 트래버스 부인이 까칠하고 냉소적이었기 때문입니다.

월트는 차가운 트래버스 부인을 디즈니랜드로 초대했는데, 당시 주변 사람들의 부정적인 예상과는 달리 트래버스 부인을 회전목마에 태우는데 성공합니다. 이때 대장 목마 징글스가 부인을 태웠고 그녀에게 가족들이 함께 행복한 시간을 보내는 모습을 보여주게 됩니다. 이를 계기로 징글스는 메리 포핀스 스토리까지 상징하게 되며 멋진 대장 목마역할을 이어가고 있는데, 이 스토리는 2013년 디즈니 영화 ‘세이빙 MR 뱅크스’에 등장하기도 합니다.

징글스를 포함하여 68필의 목마들은 매일 밤 손님들이 없는 시간에 특별한 관리를 받습니다. 페인트칠 관리부터 금빛 손잡이가 항상 반질반질하도록 닦아주는 작업을 거치는데, 장장 6시간이나 되는 시간을 통해서 세심한 관리와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난잡하고 관리되지 않는 모습의 회전목마 대신 애정을 품고 마음을 다해 관리할 수 있는 살아있는 회전목마를 원했던 월트 디즈니. 무엇이든 사랑과 정성을 쏟으면 모두에게 들려주고 싶은 스토리가 만들어 집니다. 디즈니랜드의 회전목마가 특별할 수 있는 이유는 사랑으로 탄생해서 생명력을 유지하는 고유의 스토리가 있기 때문입니다.

3천개의 전구로 반짝반짝 빛나며 반시계 방향으로 2분동안 6바퀴 도는 회전목마 아더왕의 캐러셀은 디즈니랜드에서 꼭 한번은 타 봐야하는 살아있는 스토리입니다. 특히나 징글스에 올라타게 되면 옛날 옛적 월트 디즈니의 애정이 담긴 온기가 느껴질 것입니다.

■ 작가 소개

유재도

- 前)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근무
- 現) JDY Creative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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