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28 11:33 (목)

태화강변, ‘대나무 숲’이 바꿔놓는 울산의 이미지

  • 기자명 양혁진 (anywhere@travel-lif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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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의 중심은 태화강이다.

?울산 사는 사람들은 동의하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여행자 입장에서는 다른 곳을 쉽게 떠올릴 수 없다.

‘울산 아리랑’ 노래만 들어봐도 알 수 있지 않은가.

‘둘이서 거닐던 태화강변에 대나무 숲들은 그대로인데 어느 곳에 정을 두고 나를 잊었나’

가수 오은정이 1999년 불렀으니 태화강변의 대나무 숲도 꽤나 긴 역사를 가진 추억의 장소이다.

?

?물론 지금은 태화강 국가정원 십리대숲이라는 거창한 이름의 공원이 되었다.

다들 알다시피 울산은 한국을 대표하는 공업도시이지 항구도시인데,

?그 중심지를 가르는 태화강의 대나무 숲은 도시 이미지를 바꿔놓는다.

마치 서걱거리는 사막을 지나 맛보는 청량한 맥주 한잔의 맛이랄까.

이 거대한 항만도시에도 연인이 있고, 그들도 공장 굴뚝을 보면서 데이트 하지는 않는다.

짧은 여행의 기억 속에 대나무하면 떠오르는 곳은 전남 담양과 교토 아라시야마 대나무 숲이다.

이 두 곳의 대나무는 주변 경관을 압도한다. 오직 보이는 것이라곤 장대한 대나무들의 숲이다.

?대나무가 주인이고 다른 모든 것은 그저 의미 없는 주변 환경일 뿐이다.

태화강의 대나무 숲은 이것과는 다르다.

?어린 시절 고향집을 연상케 하는 이 소담스런 군락은 아득한 기억을 불러일으키고, 뜻 모를 외로움을 전달한다.

누가 심었을 것 같지 않은 자연스러움이 도시의 고층건물과 대비되는 모습은 기억속의 이미지와 현재를 마구잡이로 뒤섞어 놓기까지 한다.

대나무 숲만 상대적으로 작은 규모일 뿐 태화강변의 공원 전체는 25만평에 이를 정도로 크다.

괜히 국가정원이라는 이름을 붙인 게 아니다.

시간 여유만 된다면 오후 느지막이 공원 전체를 걸어 다니다가 노을을 맞고 싶다.

왜 그런지는 가보면 안다.

태화강변의 유일한 불편함은 주차하기가 그리 쉽진 않다는 것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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